정부가 3월 22일 발표한 공시가격안에 따르면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전년대비 18.61%, 수도권 빌라의 공시가격은 평균 6.0%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역대급 공시가 하락으로 수도권 빌라의 80%가 전세보증 가입이 불가해질 거라고 보도했습니다.
전국 공동주택에 비해 빌라의 하락 폭이 작은데도 불구하고 이런 지적이 나오는 것은 연립· 다세대주택 특성상 전세가율(주택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높은 주택이 많아 HUG (주택도시보증공사) 전세보증보험에 가입이 힘든 세입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는 겁니다.
연도별 공동주택 공시가격 전년대비 변동률(%) | |||||||||
연도 | '23 | '22 | '21 | '20 | '19 | '18 | '17 | '16 | '15 |
변동률 | -18.61 | 17.02 | 19.05 | 5.98 | 5.23 | 5.05 | 4.44 | 5.97 | 3.1 |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는 보도에 인용된 사설업체의 분석 자료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첫째, 전세가격은 변동 없이 현재와 동일하다고 가정하고 매매가격인 공시가격 하락만 반영한 점.
둘째, 전세가율이 100%를 초과하여 원래부터 보증가입이 어려운 경우도 포함하고 있음.
그러나, 최근 전세가격이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는 추세를 고려하고, 전세가율이 100%를 초과하는 주택의 비중을 제외한다면 보증가입이 어려운 주택은 제한적이라 주장합니다.
이러한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먼저 전세보증보험의 내용을 살펴야 하겠습니다.
전세보증보험
전세 만기 후 집주인이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더라도 보험사가 전세 보증금을 대신 돌려주는 보험 상품입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전세계약 종료 시 전세보증금 반환을 책임지는 보험입니다.
가입기관으로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한국주택금융공사(HF), 서울보증보험이 있습니다.
HUG | HF | 서울보증보험 | |
보증금액 | 수도권 7억 원 이하, 지방 5억 원 이하 | HUG와 동일 조건 | 아파트 제한없음, 일반주택 10억 원 이내 |
보증한도 | 주택가격 - 선순위 채권 | HUG와 동일 조건 | 주택가격이 선순위채권+선순위전세보증금 이내일 때 가능 |
보증료 | 연 0.122~0.128% | 연 0.04% | 연 0.192% |
가입기간 | 계약기간의 1/2 경과 전 | HUG와 동일 조건 | 계약 후 10개월 이내 |
가입주택 | 노인복지주택, 단독, 다가구, 연립, 다세대, 주거용 오피스텔, 아파트 |
HUG + 도시형 생활 주택 | HF - 노인복지주택 |
▲ 신규 전세계약의 경우 : 전세계약서 상 잔금지급일과 전입신고일 중 늦은 날로부터 전세계약기간의 1/2 경과하기 전
▲ 갱신 전세계약의 경우 : 갱신 전세계약서상 전세계약기간의 1/2 경과하기 전
▲ 주거용 오피스텔의 경우 전세계약서 또는 중개대상물 확인 설명서에 주거용 표기가 있어야 한다.
▲ 공관, 가정어린이집, 공동생활가정, 지역아동센터, 근린생활시설 등은 보증대상 주택이 아님.
가입조건
√ 공인중개사가 중개한 계약 일 것 √ 주택에 거주하고, 전입신고+확정일자를 받은 경우
√ 전세보증금과 선순위채권을 더한 금액이 주택가격 이내일 것
▲ 선순위 채권 등 : 보증 신청인의 전세보증금보다 우선변제권이 인정되는 담보채권(등기부등본을구 근저당 금액과 등기일자 확인)
▲ 단독, 다중, 다가구주택의 경우에는 선순위채권 +보증신청인보다 우선하는 다른 세입자들의 선순위 전세보증금을 합한 금액이 주택 가격의 80%를 넘지 않을 것
√ 등기사항전부증명서 상 소유권에 대한 권리침해 사항이 없을 것
√ 선순위채권이 주택가격의 60% 이내 일 것
√ 단독, 다가구, 다중주택을 제외한 아파트의 경우 보증신청일 현재 타 세대 전입 내용이 없을 것
√ 주택건물과 토지가 모두 임대인의 소유일 것
√ 전세계약서 상 전세보증보험 금지 특약이 없을 것
주택가격 산정 기준
요즘 언론보도에서 수도권 빌라의 예를 주로 들면서 HUG의 전세보증보험 가입이 힘든 세입자가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하는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HUG의 주택가격 산정 기준을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아파트, 오피스텔 및 노인복지주택 | |
적용순위 | 가격정보(상기 산정기준 순서대로 적용) |
1순위 | KB시세,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테크 시세 중 선택 적용 |
2순위 | 국토교통부장관이 공시하는 주택가격의 140%에 해당하는 금액 |
3순위 | 해당세대의 등기부등본상 1년 이내의 최근 매매 거래가액 |
4순위 | 분양가격의 90%(단, 준공 후 1년이 지나지 않은 주택에 한함) |
5순위 | 토지 공시지가와 건물 시가표준액을 합산하여 전체 연면적에 대비 해당세대 연면적 비율로 산출한 금액의 140%에 해당하는 금액 |
▲1순위에서 주택가격 산정 : ① 상한가 하한가의 산술평균 적용 ② 아파트 최저층, 주거용 오피스텔은 하한가 적용
▲ 2순위에서 오피스텔의 경우 「소득세법」에 따라 국세청장이 공시하는 가격의 140%에 해당하는 금액
구분 | 적용순위 | 가격정보(상기 산정기준 순서대로 적용) |
연립 다세대 | 1순위 | 국토교통부장관이 공시하는 공동주택가격의 140%에 해당하는 금액 |
2순위 | 해당세대의 등기부등본상 1년 이내의 최근 매매 거래가액 | |
3순위 | 토지 공시지가와 건물 시가표준액을 합산하여 전체 연면적에 대비 해당세대 연면적 비율로 산출한 금액의 140%에 해당하는 금액 | |
단독 다중가구 | 1순위 | 해당세대의 등기부등본상 1년 이내의 최근 매매 거래가액 |
2순위 | 국토교통부장관이 공시하는 공동주택가격의 140%에 해당하는 금액 | |
3순위 | 토지 공시지가와 건물 시가표준액을 합산하여 산출한 금액의 140%에 해당하는 금액 |
▲ 연립다세대 1순위, 단독 다중가구 2순위 중 '22.12.31 이전 신청건의 경우 150% 적용
전세가율 낮추고 공시가 떨어져 전세보증보험 미가입 늘듯
정부는 올해 초 '전세 사기 방지 대책'의 일환으로 5월부터 HUG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 가입 기준을 전세가율 100%에서 90%로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주택 가격을 산정할 때 기준도 기존 공시가격의 150%에서 140%로 하향했습니다.
전세가율과 공시가격 반영 비율도 낮췄는데 공시가격까지 더 낮아지면서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전세보증금 상한선도 내려간 것입니다. 이에 따라 전세 대신 반전세나 월세로 전환하는 추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및 HUG에 따르면 기존의 전세보증보험 가입이 가능했던 전세계약이 전세가율 강화와 주택가격산정 기준 하향에 더해 공시가가 대폭 하락함으로써 전세보증금 상한선을 넘어 가입이 불가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는 것입니다.
2021년 3월 | 2023년 3월 | 2023년 5월 | ||
전세가격 | 2021년 3월 전세보증금 2억 5천만 원에 서울 강서구 화곡동 빌라 전세계약 | |||
공시가격 | 1억8600만 원 | 1억7700만 원 | 1억7700만 원 | |
HUG 전세보증보험 가입요건 | 주택가격=공시가격의 150% | 주택가격=공시가격의 140% | 주택가격=공시가격의 140% | |
전세가율=100% | 전세가율=100% | 전세가율=90% | ||
전세보증보험 가입 상한액 | 2억7900만 원 | 2억4780만 원 | 2억2302만 원 | |
전세보증보험 가입 여부 | 가능 | 불가 | 불가 | |
# 기존 전세보증금이 그대로일 경우를 산정. | ||||
# 갱신 계약은 올해 12월31일 전까지 한시적으로 기준을 넘더라도 보험 갱신 가능 |
이 경우 올해 5월부터 이 빌라를 새로 계약하는 세입자는 보증금을 2억 2300만 원까지 낮추고 월세 10만 원가량을 새로 내야 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됩니다.
집주인들도 세입자를 빨리 들이기 위해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반전세나 월세로 매물을 내놓을 것이라 전망됩니다. 그나마 시장에 남아있던 전세 매물도 대부분 사라지게 되는 것입니다.
처벌 규정의 강화 및 은행 대출 시스템 개선
처벌규정의 강화
국토부는 전세사기를 막고 세입자를 보호하기 위해 처벌규정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감정평가서를 발급하면서 단지 내 평균 거래가격을 배제하고 외부의 고액 사례를 선정해 빌라 감정평가액을 높인 전세사기에 가담한 감정평가사 3명에게 징계 처분 및 행정지도 처분을 내렸습니다. 국토부장관은 '전세사기에 가담한 감정평가사는 자격까지 박탈할 수 있게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은행 대출 시스템 개선 시범사업 확대
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을 실행할 때 한국부동산원이 제공하는 확정일자 정보를 확인하고 세입자 보증금을 고려해 대출을 실행하는 방식입니다. 세입자의 대항력 효력이 발생(전입신고 다음날 0시) 하기 전에 집주인이 선순위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경우 세입자 보증금을 보호하기 위한 것입니다.
우리은행에 이어 5월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NH농협은행에서 순차적으로 시범사업을 벌일 예정입니다.
'보석같은 정보 > 시사•지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애플 '탭투페이'결제, 기아 EV9 등 경제 단신 (0) | 2023.04.01 |
---|---|
전세대출보증 제공 범위 확대 한도 조정 (0) | 2023.03.25 |
독감백신 처럼 코로나19 백신접종 연례화 그리고 가족 해외여행 코로나 이전 수준 회복 (0) | 2023.03.23 |
예금자보호한도 5천만원 유지 對 1억 상향 (0) | 2023.03.23 |
세입자의 일방적 계약 해제(해지)가능 보증금 보증보험 가입의무 강화 (0) | 2023.03.2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