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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차례는 명절아침 맏손자의 가정에서 지낸다/지방쓰는 법

by 잡필러 2023. 9. 28.

차례를 명절아침에 지낸다는 것은 어느 정도 알고 있지만 맏손자의 집에서 지낸다는 것은 생소한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50여 년 전 규정이 남아 있는  '건전가정의례준칙' 제21조 2항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추석연휴 동안 제례에 관한 우리의 전통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건전가정의례준칙

 

가정의례법 제19조~21조

1969년에 제정된 가정의례준칙이 현 시대에 맞지 않다고 하여 1999년 개정법률에서 가정의례 관련 법적 규제가 폐지되었습니다. 그리고 의례 절차에 대한 규정은 권고적 법령으로 바뀌었지만 아직까지도 전 근대적인 규정이 많이 남아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제례(祭禮)의 구분(제19조) : 제례는 기제사(忌祭祀)차례(茶禮)로 구분한다.

▲기제사(제20조) : ① 기제사의 대상은 제주부터 2대조까지로 한다. ② 기제사는 매년 조상이 사망한 날에 제주의 가정에서 지낸다.

▲차례(제21조) : ① 차례의 대상은 기제사를 지내는 조상으로 한다. ② 차례는 매년 명절의 아침에 맏손자의 가정에서 지낸다.

 

조선시대의 규례집이 아니라 현재 대한민국의 법령에 차례에 대한 내용의 규정되어 있다는 것이 신기합니다. 더욱이  '맏손자'의 집에서 지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것이 우리의 오래된 장손중심 전통을 엿볼 수 있습니다.

☞맏손자 : 둘 이상의 손자 가운데 맏이인 남자

☞제주(祭主) : 제사를 모시는 사람

 

 

1969년 대통령 고시로 제정된 가정의례준칙 중 '절사 (節祀) '에 관한 규정

먼저 절사가 무엇인지 알아야겠습니다. 절사란 절기나 명절에 지내는 제사를 말합니다. 이번 추석에 우리가 지내는 차례도 절사의 하나 입니다. 50여 년 전 절사의 내용을 보면 특히 추석절 아침이라고 명기되어 있습니다.

 

제51조 : 절사의 봉사대상은 직계조상으로 한다.

제52조 : 절사는 추석절 아침에 지낸다.

제53조 : 절사는 제주의 집에서 지낸다.

제54조 : 제주는 종손(宗孫)이 되며 제사를 주재한다.

제55조 : 참사자는 직계자손으로 한다.

제56조 : 봉사대상을 합사(合祀)한다.

제57조 : 신위는 지방으로 한다

제58조 : 지방은 한글로 백지에 먹으로 "선조 여러 어른 신위"라 쓴다

제59조 : 절사의 축문은 별지 제8호서식에 의하여 먹으로 쓴다.

제60조 : 제수는 기제(사)에 준하되 메는 떡으로 가름할 수 있다.

제61조 : 제복 및 제식절차는 기제에 준한다.

 

제사로 모시는 조상을 봉사대상으로 표현한 것이 흥미롭습니다. 그리고 제사를 모실 때 (증조) 할아버지, (증조) 할머니를 같이 모셨든 기억이 있습니다. 어릴 때는 집에 돈이 부족해서 그러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제56조에 합사 한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신위(神位)란?

죽은 사람의 영혼이 의지할 자리를 말합니다. 즉 제사나 차례를 모실 때 오셔서 편안하게 차례 놓은 음식을 드실 수 있는 장소를 말합니다. 사진이나 지방 등을 말합니다. 제57조에 따르면 지방으로해야 하지만 오래전부터 모시고 있는 사진을 올려놓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위를 모시는 곳을 북쪽으로 두고 신위를 기준으로 앞이 남쪽, 뒤가 북쪽이며 왼편이 동쪽, 오른쪽이 서쪽입니다.  제주를 기준으로 하면 지방(사진)이 있는 쪽이 북쪽, 왼쪽이 서쪽이고 오른쪽이 동쪽입니다.

 

지방(紙榜)?

제사를 모시는 대상자를 상징하는 것으로 종이로 만든 신주(神主)입니다.

 

▲규격 : 너비 6cm, 길이 22cm 정도가 적당합니다. 한지(백지)를 사용합니다.

▲위치 : 고위를 왼쪽에 쓰고 비위를 오른쪽에 씁니다. 한 분만 돌아가셨을 경우 돌아가신 분만 중앙에 씁니다.

고위(考位) : 돌아가신 아버지(와 각 대의 할아버지의 ) 위패

☞ 비위 (妣位) : 돌아가신 어머니(로부터 그 윗대 할머니의) 위패

 

 

 

지방 쓰는 법

 

▲부모님

부모님지방

현(顯)은 존경의 의미로 맨 위에 씁니다.

고(考)는 아버지라는 뜻으로 제주와의 관계를 표시합니다. 비(妣)는 돌아가신 어머니를 뜻합니다.

학생(學生)은 고인의 직위를 나타내는데 고인이 남성이라면 학생으로 통일해 적습니다. 여성일 경우 유인(孺人)으로 통리해 적습니다.

저는 우리 아버지가 벼슬을 못해 학생으로 적는 것으로 알았습니다. 

부군(府君)은 고인의 이름을 대신해서 적는 것입니다.  어머니의 경우 본관과 성씨를 적습니다고인이 제주보다 위사람인 경우 함자를 함부로 부르지 않는 것이 예법이었고 따라서 고인이 제주보다 윗사람임을 의미합니다.

⑤마지막으로 신위(神位)는 고인을 모시는 자리라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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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부모

조부모 지방

조부모의 경우 부모님의 지방 쓰는 법과 같다고 보면 됩니다. 고 대신 제주의 할아버지임을 의미하는 조고(祖考), 비 대신 제주의 할머니임을 의미하는 조비(祖妣)가 쓰이는 것만 다릅니다.

 

▲남편/처

남편 처 지방

 

①고인이 제주의 남편일 경우 아버지를 뜻하는 고 대신 남편을 의미하는 임금 벽을 쓰면 됩니다.

②고인이 제주의 아내일 경우 현 대신 고(故)와 아내를 의미하는 실(室)을 넣으면 됩니다.

 

이상으로 우리 전통의 차례에 관한 내용을 살펴봤습니다. 지금은 지키기 어려운 규정들이라 하더라도 알고 있으면 좋은 내용들이라 생각합니다.

 

나이가 드신 분들은 옛 추억에 잠길 수 있으며 젊은 세대들은 앞선 세대들이 지켰던 제사에 대한 예를 알 수 있어 좋은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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